格致藁는 이제마의 관계 의학이다 — 鄙薄貪懦·忠信廉解의 체질별 심지 청탁 구조와 관계론적 해법
1. 핵심 요약 (Abstract)
이제마(李濟馬, 1837~1900)의 저작은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은 체질별 장부 편차·성정·병증·처방을 다루는 존재론적 의학이다. 格致藁(격치고)는 심지(心地)의 청탁(淸濁)이 관계 안에서 어떻게 표출되고, 그 관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다루는 관계론적 의학이다.
본 논문은 格致藁 卷3 독행편(獨行篇)의 비박탐나(鄙薄貪懦)와 충신염해(忠信廉解)의 대칭 구조를 원전 중심으로 완전히 분석한다. 각 개념은 원문·직역·주해·현대적 이해의 4단계로 전개된다. 비박탐나와 충신염해는 각 체질의 심지가 탁(濁)한 방향과 청(淸)한 방향으로 표출될 때의 이름이다. 두 계열은 선악의 대립이 아니라 같은 체질 情氣의 두 방향이며, 이 구조가 格致藁 관계론 전체의 토대다.
본 논문은 이 시리즈의 제1편으로, 비박탐나·충신염해의 원전적 기초를 구축한다. 팔괘잠(八卦箴)의 관계역동론은 제2편에서, 충신염해의 서술 전략과 원전적 대칭 분석은 제3편에서 다룬다.
2. 질문의 맥락 (Introduction)
格致藁는 왜 쓰였는가
格致藁 서문은 이제마 자신이 이 책의 성격을 규정한 유일한 원전이다.
원문:
格致而以亂藁爲言者 此藁非不格致而隨見隨錄 文字未免草率 語意或涉蕩略 可以旁行於世而不可以正行於世者也 盖忠信未盡於進德 立誠未全於修辭故也 — 『格致藁』 卷1 서문
직역: “격치(格致)하면서도 난고(亂藁, 뒤죽박죽 초고)라고 이름 붙인 것은, 이 글이 격치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보이는 대로 기록하여 문자가 거칠고 어의(語意)가 방략(蕩略, 허술함)에 걸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방행(旁行, 옆으로 쓰이는 것)할 수는 있어도 정행(正行, 바르게 쓰이는 것)은 할 수 없는 글이다. 대개 충신(忠信)이 진덕(進德, 덕을 나아가게 함)에 미치지 못하고 입성(立誠)이 수사(修辭)에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해: 여기서 핵심 단어가 둘이다. ‘방행(旁行)‘과 ‘정행(正行)’. 방행은 세상의 실제 관계에서 옆으로 활용하는 것, 즉 처세 실전서로 쓰이는 것이다. 정행은 이상적으로 바르게 쓰이는 것, 즉 완전한 수양서로 기능하는 것이다. 이제마는 格致藁가 정행할 수 없는 이유를 스스로 밝힌다 — 자신이 충신을 아직 온전히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고백이 중요하다. 格致藁는 완성된 성인(聖人)이 쓴 수양 교과서가 아니라, 충신을 닦으려는 과정에서 쓴 실전 메모다. 그리고 그 충신을 닦는 수단이 格致藁 卷3 독행편의 비박탐나론이다.
현대적 이해: 格致藁를 “관계 매뉴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 이 서문의 핵심 지침이다. 이제마 자신이 세상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글 — 방행(旁行) — 로 규정했다. 이것은 현대의 실용서(practical guide)에 해당하는 자기 규정이다. 공자의 논어나 주자의 근사록처럼 후학이 따라야 할 이상적 규범이 아니라, 실제 관계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전 지침이다.
독행편의 부제가 이것을 더 명확히 한다:
원문:
此篇發明知人然後 正心不動心之理也 — 『格致藁』 卷3 獨行篇
직역: “이 편은 사람을 알고 난 연후에 정심(正心)하고 부동심(不動心)하는 이치를 밝히는 것이다.”
주해: 知人(사람을 앎) → 正心(마음을 바로잡음) → 不動心(마음이 흔들리지 않음)의 세 단계 구조다. 순서가 중요하다. 이제마는 먼저 상대를 알아야 내 마음이 바로잡히고, 그래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내면 수양이 관계 인식보다 선행한다고 보는 전통 유학과의 결정적 차이다.
格致藁가 방치된 이유
格致藁는 이제마 저작 중 가장 독창적이면서 가장 방치된 텍스트다. 그 이유가 역설적이다.
동아시아 사상사에서 인간의 도덕 실패를 다루는 방식에는 언제나 우회로가 있었다. 맹자는 성선(性善)을 전제하고 들어갔고, 순자는 성악(性惡)을 말하면서도 禮로 포장했으며, 주자는 기질지성(氣質之性)이라는 우회로를 놓았다. 이제마는 우회로가 없다. “너도 나도 비박탐나다, 그게 인간이다"를 관계의 구조로, 구체적 행동 패턴으로, 실천론으로까지 밀고 나갔다.
이것이 유학적 틀 안에서 이제마를 다루려는 학자들에게 불편했다. 格致藁를 진지하게 다루면 동무가 성리학자가 아니게 되고, 사상의학의 철학적 기초가 유학이 아니게 되며, 기존 논문들의 전제가 흔들린다. 그래서 “미완성 초고”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갔다.
본 논문은 格致藁를 방행의 논리로 — 즉 관계 심지학(心地學)의 실전 매뉴얼로 — 읽는 시도다.
동의수세보원과 格致藁의 분업 구조
| 동의수세보원 | 格致藁 | |
|---|---|---|
| 핵심 질문 | 나는 어떤 존재인가 | 나는 관계에서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 |
| 접근 | 존재론 — 체질·장부·성정의 구조 | 관계론 — 심지 청탁이 관계에서 표출되는 방식 |
| 대상 | 나 자신의 체질적 본성 | 나와 타인 사이의 역학 |
| 처방 | 체질별 병증·약방 | 충신염해·비박탐나의 대응 원칙 |
| 성격 | 의학서·존재론 | 관계 실전서·심지론 |
두 책은 단절되지 않는다. 비박탐나의 심지 탁함 → 喜怒哀樂 暴傷 → 장부 손상 → 放心桎梏(방심질곡) → 체질별 중증의 경로가 두 책을 하나의 인간론으로 연결한다. 廣濟說은 이것을 명시한다:
원문:
太陰人恒有慟心 慟心益多則 放心桎梏而物化之也 慟心至於怕心則 大病作而怔忡也 少陽人恒有懼心 懼心益多則 放心桎梏而物化之也 若懼心至於恐心則 大病作… — 『동의수세보원』 廣濟說
직역: “태음인은 항상 통심(慟心)이 있다. 통심이 더욱 많아지면 放心桎梏(방심이 차꼬와 수갑에 묶이듯 교착됨)하여 물화(物化, 물질에 종속됨)된다. 통심이 파심(怕心)에 이르면 대병이 일어나 정충(怔忡)이 된다. 소양인은 항상 구심(懼心)이 있다. 구심이 더욱 많아지면 放心桎梏하여 물화된다. 구심이 공심(恐心)에 이르면 대병이 일어난다…”
주해: 放心桎梏이 핵심 개념이다. 桎梏은 죄수의 발목에 채우는 차꼬(桎)와 손목에 채우는 수갑(梏)이다. 방심이 그처럼 단단히 묶여 꼼짝 못 하게 된다는 뜻이다. 체질의 항심(恒心) — 태음인의 통심, 소양인의 구심 — 이 비박탐나와의 관계 마찰로 과도하게 교착되면 放心桎梏 상태가 된다. 放心桎梏이 지속되면 파심·공심으로 악화되고, 그것이 정충(怔忡)·건망(健忘) 등 체질별 중증으로 이어진다.
3. 문헌이 말하는 것 (Results)
3-1. 비박탐나의 정의 — 두 원전의 비교
신축판 四端論 원문:
人趁心慾有四不同 棄禮而放縦者 名曰鄙人 棄義而偸逸者 名曰懦人 棄智而飾私者 名曰薄人 棄仁而極慾者 名曰貪人 — 『동의수세보원』 四端論
직역: “사람의 마음이 욕심으로 치달리는 데 네 가지 다름이 있다. 예(禮)를 버리고 방종하는 자를 비인(鄙人)이라 하고, 의(義)를 버리고 나태하게 편안함을 훔치는 자를 나인(懦人)이라 하며, 지(智)를 버리고 사사로움을 꾸미는 자를 박인(薄人)이라 하고, 인(仁)을 버리고 욕심을 극도로 하는 자를 탐인(貪人)이라 한다.”
주해: 신축판에는 체질 대응이 없다. 비박탐나는 보편적 인성론으로 제시된다. 각 이름의 구조가 동일하다: 덕목을 ‘버린다(棄)’ + 탁한 방향으로 ‘행한다’. 버리는 덕목이 예·의·지·인 — 유교의 사덕(四德)이다.
사상의학초본권 第一統 원문:
人趨欲心有四不同 棄禮而放縦者 名曰鄙人(太陽人) 棄義而偸逸者 名曰懦人(少陰人) 棄智而飾私者 名曰薄人(少陽人) 棄仁而極欲者 名曰貪人(太陰人) — 『사상의학초본권』 第一統
직역: “사람이 욕심에 달려가는 데 네 가지 다름이 있다. 예를 버리고 방종하는 자를 비인(태양인), 의를 버리고 편안함을 훔치는 자를 나인(소음인), 지를 버리고 사사로움을 꾸미는 자를 박인(소양인), 인을 버리고 욕심을 극도로 하는 자를 탐인(태음인)이라 한다.”
주해: 초본에는 체질 대응이 명시된다. 각 체질이 타고난 우세 덕목이 다르다 — 태양인은 禮, 소음인은 義, 소양인은 智, 태음인은 仁. 비박탐나는 각 체질이 자신의 우세 덕목마저 버렸을 때의 이름이다. 따라서 비박탐나는 외부에서 오는 타인 유형이 아니라, 각 체질의 심지가 탁해진 방향의 이름이다.
| 명칭 | 버린 덕목 | 탁한 행동 | 대응 체질 | 심성의 방향 |
|---|---|---|---|---|
| 鄙人 | 棄禮 | 放縦 | 太陽人 | 慾心無厭 |
| 懦人 | 棄義 | 偸逸 | 少陰人 | 佚心無歇 |
| 薄人 | 棄智 | 飾私 | 少陽人 | 私心無窮 |
| 貪人 | 棄仁 | 極慾 | 太陰人 | 放心無極 |
현대적 이해: 비박탐나를 현대 성격심리학의 언어로 번역하면 성격 장애(Personality Disorder)에 가장 가깝다. 그러나 DSM-5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DSM-5는 성격 장애를 증상 클러스터로 기술하고 외부 진단자가 판정한다. 이제마의 비박탐나는 체질 안에서 심지가 어느 방향으로 굳어졌는가를 기술하며, 희성(希聖)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3-2. 四端論의 핵심 명제 — 天理와 人欲, 희성의 구조
원문:
太少陰陽之臟局短長四不同中有一大同 天理之變化也 聖人與衆人一同也
鄙薄貪懦之心地淸濁四不同中有萬不同 人欲之濶狹也 聖人與衆人萬殊也
鄙薄貪懦之淸濁濶狹萬殊之中有一同 衆人所以希聖也 — 『동의수세보원』 四端論
직역: “태소음양의 장국(臟局) 단장(短長)의 네 가지 다름 중에 하나의 큰 같음이 있다. 천리(天理)의 변화이니, 성인과 중인이 일동(一同)이다.
비박탐나의 심지 청탁의 네 가지 다름 중에는 만(萬) 가지 다름이 있다. 인욕(人欲)의 넓고 좁음이니, 성인과 중인이 만수(萬殊)이다.
비박탐나의 청탁 넓고 좁음의 만수 중에 하나의 같음이 있다. 중인이 성인을 희성(希聖)하는 것이다.”
주해: 두 축이 설정된다. 첫 번째 축은 臟局 — 천리(天理)의 영역이다. 체질 편차는 하늘이 준 것이고, 이 차원에서 성인과 중인은 일동(一同)이다. 체질은 평등하다.
두 번째 축은 心地 — 인욕(人欲)의 영역이다. 비박탐나의 심지 청탁은 만수(萬殊)다. 성인의 심지는 청(淸)하고, 중인의 심지는 탁(濁)의 방향으로 기울기 쉽다.
핵심은 마지막 명제다: 비박탐나의 청탁 만수 중에도 하나의 같음이 있다. 이것이 중인이 성인을 희성(希聖)하는 근거다. 비박탐나가 아무리 탁해도 희성의 가능성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다. 이것이 비박탐나를 낙인이 아니라 진단으로 읽어야 하는 철학적 근거다.
3-3. 충신염해와 비박탐나 — 같은 뿌리, 두 방향
비박탐나와 충신염해(忠信廉解)의 관계를 선악의 대립으로 읽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원전은 다른 구조를 보여준다. 두 계열은 같은 체질 情氣(정기)에서 분기하는 두 방향이다.
擴充論 원문:
太陽之人雖好爲雄 亦或宜雌 若全好爲雄則 放縦之心必過也
少陰之人雖好爲雌 亦或宜雄 若全好爲雌則 偸逸之心必過也
少陽之人雖好外勝 亦宜內守 若全好外勝則 偏私之心必過也
太陰之人雖好內守 亦宜外勝 若全好內守則 物欲之心必過也 — 『동의수세보원』 擴充論
직역: “태양인은 웅이 되기를 좋아하지만 자도 마땅할 때가 있다. 만약 전적으로(全) 웅만 좋아하면 방종하는 마음이 반드시 지나치게 된다. 소음인은 자이기를 좋아하지만 웅도 마땅할 때가 있다. 만약 전적으로 자만 좋아하면 나태하게 편안함을 훔치는 마음이 반드시 지나치게 된다. 소양인은 밖에서 이기기를 좋아하지만 안을 지키는 것도 마땅하다. 만약 전적으로 밖에서 이기기만 좋아하면 사사로움에 치우치는 마음이 반드시 지나치게 된다. 태음인은 안을 지키기를 좋아하지만 밖에서 이기는 것도 마땅하다. 만약 전적으로 안만 지키면 물욕의 마음이 반드시 지나치게 된다.”
주해: ‘全(전)‘이 핵심 단어다. 好爲雄은 태양인의 자연스러운 정기다. 문제는 全好爲雄 — 다른 방향을 완전히 닫아버리는 것이다. 비박탐나는 나쁜 마음이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원래 있는 정기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반대 방향이 사라질 때 발생한다. 수양은 선(善)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다.
| 체질 | 원래 情氣 (충신 방향) | 극단화 조건 | 비박탐나 전락 |
|---|---|---|---|
| 太陽 | 好爲雄 → 忠의 방향 | 全好爲雄 | 放縦之心必過 → 鄙 |
| 少陰 | 好爲雌 → 解의 방향 | 全好爲雌 | 偸逸之心必過 → 懦 |
| 少陽 | 好外勝 → 信의 방향 | 全好外勝 | 偏私之心必過 → 薄 |
| 太陰 | 好內守 → 廉의 방향 | 全好內守 | 物欲之心必過 → 貪 |
格致藁 卷3이 충신염해를 대응 계열로 제시하는 원문:
원문:
忠者之行 鄙者必怒之 信者之行 薄者必怒之 廉者之行 貪者必怒之 解者之行 懦者必怒之
故以忠而制鄙者 不可不益修力也 故以信而制薄者 不可不益修交也 故以廉而制貪者 不可不益修局也 故以解而制懦者 不可不益修才也 — 『格致藁』 卷3
직역: “충자(忠者)의 행동에 비자(鄙者)는 반드시 분노한다. 신자(信者)의 행동에 박자(薄者)는 반드시 분노한다. 염자(廉者)의 행동에 탐자(貪者)는 반드시 분노한다. 해자(解者)의 행동에 나자(懦者)는 반드시 분노한다.
그러므로 충(忠)으로 비자(鄙者)를 제압하는 자는 힘[力]을 더욱 닦지 않을 수 없다. 신(信)으로 박자(薄者)를 제압하는 자는 교제[交]를 더욱 닦지 않을 수 없다. 염(廉)으로 탐자(貪者)를 제압하는 자는 국량[局]을 더욱 닦지 않을 수 없다. 해(解)로 나자(懦者)를 제압하는 자는 재능[才]을 더욱 닦지 않을 수 없다.”
주해: 두 가지 논점을 분리해서 읽어야 한다.
첫 번째 논점 — 비박탐나가 충신염해에 분노하는 구조: 탐자는 廉者의 행동에 분노한다. 왜인가? 탐자의 眼孔으로 보면 廉者의 행동이 자신의 이익을 위협하는 전략으로 읽히기 때문이다(以其要名之小讓而必欲幷呑廣居也). 비박탐나는 충신염해의 청한 행동을 자신의 탐욕·간사함·방종·나태의 眼孔으로 해석하여 분노한다.
두 번째 논점 — 益修의 논리: 비박탐나는 틈을 노린다:
鄙者之力粗有一長於忠者則 凌心必生也 故以忠而制鄙者 不可不益修力也
“비자의 力이 대충 충자보다 한 가지라도 나은 것이 있으면, 능멸하려는 마음(凌心)이 반드시 생긴다.”
비자는 항상 忠者를 감시하고 있다. 忠者의 力에 한 군데라도 빈틈이 생기는 순간 비자의 凌心이 발동한다. 忠者가 力을 益修해야 하는 이유는 비박탐나가 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박탐나에게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 충신염해 | 비박탐나 | 노리는 틈 | 益修해야 할 것 | 발동되는 비박탐나의 마음 |
|---|---|---|---|---|
| 忠者 | 鄙者 | 忠者의 力이 약할 때 | 力(실력·영향력) | 凌心(능멸심) |
| 信者 | 薄者 | 信者의 交가 약할 때 | 交(관계망·신뢰) | 傾心(기울이려는 마음) |
| 廉者 | 貪者 | 廉者의 局이 약할 때 | 局(국량·자원) | 賊心(해치려는 마음) |
| 解者 | 懦者 | 解者의 才가 약할 때 | 才(재능·실행력) | 嫉心(질투심) |
체질별 대칭 구조:
| 체질 | 심지 淸 방향 | 닦아야 할 것 | 심지 濁 방향 | 심성의 특성 |
|---|---|---|---|---|
| 太陽人 | 忠者 | 力 | 鄙者 | 棄禮·放縦·慾心無厭 |
| 少陽人 | 信者 | 交 | 薄者 | 棄智·飾私·私心無窮 |
| 太陰人 | 廉者 | 局 | 貪者 | 棄仁·極慾·放心無極 |
| 少陰人 | 解者 | 才 | 懦者 | 棄義·偸逸·佚心無歇 |
현대적 이해: 擴充論의 균형 회복 논의는 강점 과잉(Strength Overuse) 개념과 연결된다. 강점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그 강점 자체가 약점으로 전환된다는 현대 조직심리학의 통찰이다. 力·交·局·才의 益修 논의는 다르다. 심지의 청함(忠)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 역량(力)이 함께 있어야 비박탐나가 틈을 노리지 못한다. 도덕적 선함과 현실적 역량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이제마의 통찰이다.
3-4. 格致藁 卷3 비박탐나 행동양식 — 원문 완전 분석
A. 심성의 구조 — 네 유형의 心과 대응 원칙
원문:
鄙者之慾心無厭也 可鎭而不可瀆也 薄者之私心無窮也 可遠而不可遜也 貪者之放心無極也 可停而不可邇也 懦者之佚心無歇也 可備而不可與也 — 『格致藁』 卷3
직역: “비자(鄙者)의 욕심(慾心)은 싫증이 없다. 억누를(鎭) 수는 있지만 모독해서는(瀆) 안 된다. 박자(薄者)의 사심(私心)은 끝이 없다. 거리를 둘(遠) 수는 있지만 굴복해서는(遜) 안 된다. 탐자(貪者)의 방심(放心)은 극한이 없다. 멈추게 할(停) 수는 있지만 가까이해서는(邇) 안 된다. 나자(懦者)의 일심(佚心)은 쉬지 않는다. 대비할(備) 수는 있지만 함께해서는(與) 안 된다.”
주해: 대응 원칙의 공통 구조: 비박탐나를 완전히 무시하거나 적대하지 않되(可鎭·可遠·可停·可備), 가까이하거나 굴복하거나 동조해서도 안 된다(不可瀆·不可遜·不可邇·不可與). 거부가 아니라 거리다.
각 대응 원칙의 의미:
- 鄙者 — 可鎭而不可瀆: 욕심은 억제해야 하지만 상대를 인격적으로 모독하면 역효과가 난다
- 薄者 — 可遠而不可遜: 거리(遠)와 굴복(遜)은 완전히 다르다. 거리를 두면서도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
- 貪者 — 可停而不可邇: 방향을 차단할 수는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거나 관계를 회복하려는 시도는 하지 말라
- 懦者 — 可備而不可與: 책략에 대비해야 하지만, 함께 일을 도모해서는 안 된다
현대적 이해: 현대 심리치료의 경계설정(Boundary Setting) 이론, 나르시시즘 대응의 그레이 록(Grey Rock) 기법과 구조가 겹친다. 그러나 格致藁가 더 정밀하다 — 단일 원칙이 아니라 4유형에 따라 다른 거리의 원칙을 제시한다.
B. 불초(不肖)의 근본 구조 — 재(才)와 욕(慾)의 분기
원문:
鄙者之不肖 一身元無資身之策 → 與之於相成者 本無可謀者也 貪者之不肖 萬念全爲肥己之圖 → 與之於相謀者 自無可成者也 薄者之不肖 一心元無兼人之義 → 與之於相依者 本無可得者也 懦者之不肖 萬行全爲役人之計 → 與之於相得者 自無可依者也
才者所同也 所同者 同成其利也 慾者所獨也 所獨者 獨倖其利也 — 『格致藁』 卷3
직역: “비자의 불초(不肖)는 일신에 원래 자립할 계책이 없다. 함께하는 자와 더불어 서로 이룰 때, 본래 도모할 것이 없다. 탐자의 불초는 모든 생각이 오직 자기 살찌우기의 도모다. 함께 도모하는 자와 더불어도, 저절로 이룰 것이 없다. 박자의 불초는 마음에 원래 사람을 겸하는 의리가 없다. 함께 의지하는 자와 더불어도, 본래 얻을 것이 없다. 나자의 불초는 모든 행동이 오직 남을 부리는 계략이다. 함께 얻으려는 자와 더불어도, 저절로 의지할 것이 없다.
재(才)는 함께하는 것이다. 함께하는 것은 함께 이익을 이루는 것이다. 욕(慾)은 홀로 하는 것이다. 홀로 하는 것은 혼자 이익을 요행으로 취하는 것이다.”
주해: 불초의 핵심이 재(才)와 욕(慾)의 분기다. 才는 공동의 것, 慾은 사적인 것. 비박탐나의 불초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욕(慾)이 재(才)를 잠식했기 때문이다.
현대적 이해: 才(공동)는 포지티브섬 게임(Positive-sum game), 慾(사적)은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의 논리다. 비박탐나의 불초는 모든 관계를 제로섬으로 보는 인식 구조에서 나온다.
C. 횡포와 굴종의 역설적 패턴
원문:
鄙者之能 恣橫肆毒於尊顯者 而反隱忍含垢於卑賤者 → 予奪之權也 貪者之能 恣橫肆毒於卑賤者 而反隱忍含垢於尊顯者 → 强弱之形也 薄者之能 恣橫肆毒於慣熟者 而反隱忍含垢於生疎者 → 畏侮之勢也 懦者之能 恣橫肆毒於生疎者 而反隱忍含垢於慣熟者 → 攻守之策也 — 『格致藁』 卷3
직역: “비자의 능(能)은 높고 드러난 자(尊顯者)에게는 제멋대로 횡포하고 독을 내뿜으면서, 도리어 낮고 천한 자(卑賤者)에게는 은인자중하며 치욕을 머금는다. 이것이 予奪之權(주고 빼앗는 권력술)이다. 탐자의 능은 낮고 천한 자에게는 횡포하고 높고 드러난 자에게는 굴종한다. 强弱之形(강약에 따른 처신)이다. 박자의 능은 친숙한 자에게는 횡포하고 낯선 자에게는 굴종한다. 畏侮之勢(두려워함과 업신여김의 기세)이다. 나자의 능은 낯선 자에게는 횡포하고 친숙한 자에게는 굴종한다. 攻守之策(공격과 수비의 책략)이다.”
주해: 格致藁가 이것을 ‘능(能)‘이라고 부르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비박탐나의 이 행동 패턴은 단순한 결함이 아니라 실제로 발휘하는 교묘한 능력이다. 네 유형이 서로 다른 기준(尊卑·强弱·親疎·生熟)으로 횡포와 굴종을 배분한다.
| 유형 | 횡포 대상 | 굴종 대상 | 원리 |
|---|---|---|---|
| 鄙者 | 尊顯者 | 卑賤者 | 予奪之權 |
| 貪者 | 卑賤者 | 尊顯者 | 强弱之形 |
| 薄者 | 慣熟者 | 生疎者 | 畏侮之勢 |
| 懦者 | 生疎者 | 慣熟者 | 攻守之策 |
D. 眼孔 — 심지 방향이 눈에 드러나는 법
원문:
鄙者之眼孔 玩於廉隅而慣於懶怠 故見廉隅者醐之非難也 見懶怠者則苟之亦易也
薄者之眼孔 狎於恩信而褻於貞諒 故見恩信者則詐之非難也 見貞諒者則慢之亦易也
貪者之眼孔 弄於忠義而能於奸譎 故見忠義者則誑之非難也 見奸譎者則與之亦易也
懦者之眼孔 狃於賢能而狡於勤篤 故見賢能者則詒之非難也 見勤篤者則役之亦易也 — 『格致藁』 卷3
직역: “비자의 안공(眼孔, 눈구멍)은 청렴한 모범(廉隅)을 갖고 놀 듯 익숙하고(玩) 나태함에도 길들여져 있다(慣). 그러므로 廉隅한 자를 보면 호리는 것이 어렵지 않고, 나태한 자를 보면 구차하게 다루기도 쉽다. 박자의 안공은 은혜와 믿음(恩信)에 친숙하게 대하고(狎), 올바르고 미더움(貞諒)을 업신여긴다(褻). 탐자의 안공은 충성과 의리(忠義)를 갖고 놀고(弄), 간사하고 교활함(奸譎)에 능하다. 나자의 안공은 현명하고 능한 자(賢能)에 길들여지고(狃), 부지런하고 독실한 자(勤篤)에 대해 교활하다.”
주해: 眼孔은 구멍이다. 구멍의 방향에 따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결정된다. 심지의 탁함이 보는 것 자체를 바꿔버린다.
| 유형 | 눈이 익숙한 것 | 눈이 물든 것 | 결과 |
|---|---|---|---|
| 鄙 | 廉隅 | 懶怠 | 廉隅자 속이기 쉽고 나태자 이용 쉬움 |
| 薄 | 恩信 | 貞諒 업신여김 | 恩信자 속이기 쉽고 貞諒자 농락 쉬움 |
| 貪 | 忠義 弄함 | 奸譎에 능함 | 忠義자 현혹 쉽고 奸譎자와 어울림 쉬움 |
| 懦 | 賢能 | 勤篤에 교활 | 賢能자 속이기 쉽고 勤篤자 부리기 쉬움 |
眼孔의 임상적 의의: 그 사람이 타인의 청(淸)한 행동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관찰하면 심지 방향이 드러난다. 행동이 아니라 해석 방식을 보라.
E. 결집방식과 술책 — 충신염해를 구조적으로 제거하는 법
원문:
鄙者之爭 以積合從爲足恃 → 此所以 奸擯忠之術也 薄者之釣時世 以善儀表而媚交結爲先着 → 此所以 桀傾堯之術也 貪者之爭地局 以據樞要而樹黨援爲緊務 → 此所以 頑制廉之術也 懦者之掩材力 以設香餌而收遊士爲妙策 → 此所以 不肖勝賢之術也 — 『格致藁』 卷3
직역: “비자가 세력을 다투는 방식은 합종을 쌓는 것을 충분한 의지처로 삼는다. 이것이 간인(奸人)이 충인(忠人)을 내치는 술수다. 박자가 시세를 낚시질하는 방식은 의표(儀表)를 잘 꾸미고 교결(媚交結)을 선수로 삼는다. 이것이 걸(桀)이 요(堯)를 기울이는 술수다. 탐자가 지국(地局)을 다투는 방식은 추요(樞要)를 점거하고 당원(黨援)을 세우는 것을 긴무로 삼는다. 이것이 완고함(頑)으로 廉을 제압하는 술수다. 나자가 재력(材力)을 감추는 방식은 향이(香餌)를 놓아 유사(遊士)를 끌어들이는 것을 묘책으로 삼는다. 이것이 不肖가 賢을 이기는 술수다.”
주해: 각 술수가 충신염해를 겨냥한다: 奸擯忠, 桀傾堯, 頑制廉, 不肖勝賢. 비박탐나는 충신염해를 정면 공격하지 않는다. 구조적으로 제거한다.
F. 陰賊과 愚弄
원문:
鄙者陰賊耿介者 貪者陰賊直義者 薄者陰賊惠愛者 懦者陰賊行能者 鄙者愚弄懶怠者 懦者愚弄勤篤者 貪者愚弄奸譎者 薄者愚弄貞諒者 — 『格致藁』 卷3
직역: “비자는 耿介者(강직하고 곧은 자)를 음밀하게 해친다. 탐자는 直義者를 음밀하게 해친다. 박자는 惠愛者를 음밀하게 해친다. 나자는 行能者를 음밀하게 해친다. 비자는 懶怠者를 우롱한다. 나자는 勤篤者를 우롱한다. 탐자는 奸譎者를 우롱한다. 박자는 貞諒者를 우롱한다.”
주해: 陰賊의 핵심은 음밀함(陰)이다. 각 유형이 음밀하게 해치는 덕성이 자신의 결여된 덕성과 대응한다 — 鄙(棄禮)는 耿介(禮를 곧게 지키는 자)를 해친다. 비박탐나는 자신보다 청한 자는 음밀하게 해치고, 다른 유형은 우롱함으로써 관계의 생태계를 탁한 방향으로 끌어내린다.
현대적 이해: 陰賊은 가스라이팅(Gaslighting)과 구조적으로 겹친다. 충신염해에 비박탐나가 분노하는 구조는 DARVO(Deny·Attack·Reverse Victim and Offender)와 겹친다.
G. 하우(下愚) — 심지 탁함의 최종 형태
원문:
鄙者之下愚 捨其貧賤之自立而甘心於富貴之傭役者 → 心厭乎積累之故也 薄者之下愚 背其一室之同保而甘屈於世態之炎凉者 → 心厭乎愛敬之故也 貪者之下愚 不顧四方之群生而甘自粧飾其身家者 → 心厭乎均一之故也 懦者之下愚 沒却天下之全勢而甘自庸碌於鄕曲者 → 心厭乎修省之故也 — 『格致藁』 卷3
직역: “비자의 하우(下愚)는, 가난하고 천하더라도 자립(自立)해야 할 것을 버리고 부귀한 자의 용역(傭役, 종살이)을 달게 여기는 자다. 마음이 積累(차곡차곡 쌓아감)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박자의 하우는, 한 집안에서 함께 지키는 것(同保)을 배반하고 세태(世態)의 염량(炎凉)에 달게 굴복하는 자다. 마음이 愛敬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탐자의 하우는, 사방의 군생(群生)을 돌보지 않고 달게 자신의 몸과 집을 꾸미는 자다. 마음이 均一(고르게 나눔)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나자의 하우는, 천하의 전세(全勢)를 몰각하고 달게 향곡(鄕曲)에서 용렬하게 지내는 자다. 마음이 修省(닦고 반성함)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주해: 각 유형이 가장 싫어하는 것(積累·愛敬·均一·修省)을 완전히 포기하는 순간이 하우의 완성이다. 하우는 외부의 강요가 아니라 심지가 탁한 방향으로 굳어진 결과로 본인이 선택한다.
| 유형 | 心厭의 대상 | 포기한 것 | 선택한 것 |
|---|---|---|---|
| 鄙 | 積累 | 빈천의 자립 | 부귀자의 종살이 |
| 薄 | 愛敬 | 동고동락의 관계 | 세태 염량에 굴복 |
| 貪 | 均一 | 사방의 군생 돌봄 | 자기 단장(自粧飾)만 |
| 懦 | 修省 | 천하의 전세 인식 | 향곡의 용렬한 안주 |
3-5. 格致藁와 동의수세보원의 연결 — 비박탐나가 몸을 망치는 경로
格致藁는 관계론이고, 동의수세보원은 의학론이다. 두 책이 하나의 인간론으로 통합되는 연결 고리를 원전에서 확인한다.
연결 고리 1 — 비박탐나는 喜怒哀樂을 폭상(暴傷)시킨다
원문:
聖人之喜怒哀樂不暴傷者 行其性而知人明知之故也 賢人之喜怒哀樂猶暴傷者 行其未免有失而知人不明之故也 不肖人之喜怒哀樂毎暴傷者 知人未賞全味而行己不誠之故也 修練人之喜怒哀樂不暴傷者 愛身絶欲畏人遠遁之故也 — 『사상의학초본권』 第三統
직역: “성인의 喜怒哀樂이 폭상(暴傷, 갑작스럽게 손상됨)하지 않는 것은 그 성(性)을 행하고 知人이 밝기 때문이다. 현인의 喜怒哀樂이 오히려 폭상하는 것은 행함에 실수가 있고 知人이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초인(비박탐나)의 喜怒哀樂이 매번 폭상하는 것은 知人이 일찍이 완전하지 못하고 행기(行己)가 불성(不誠)하기 때문이다. 수련인의 喜怒哀樂이 폭상하지 않는 것은 몸을 아끼고 욕심을 끊으며 사람을 두려워하여 멀리 피하기 때문이다.”
주해: 이 원문이 格致藁 獨行篇의 “知人然後 正心不動心"과 정확히 연결된다. 불초인(비박탐나)의 喜怒哀樂이 매번 폭상하는 이유가 “知人이 완전하지 못하고 행기가 불성하기 때문"이다. 格致藁가 知人을 가르치는 이유가 여기 있다 — 비박탐나를 알아보지 못하면 관계 안에서 喜怒哀樂이 매번 폭상한다. 비박탐나는 관계에서 음적·우롱·횡포·굴종으로 상대의 喜怒哀樂을 급격하게 건드린다. 그 감정이 갑작스럽게 일어나고 가라앉는 것이 폭상(暴傷)이다.
연결 고리 2 — 喜怒哀樂 폭상은 장부를 직접 손상시킨다
원문:
頻起怒而頻伏怒則 兩脇暴盛而暴衰也 兩脇暴盛而暴衰則 肝血傷也 乍發喜而乍收喜則 胸重暴闊而暴窄也 胸重暴闊而暴窄則 脾氣傷也 忽動哀而忽止哀則 膂脊暴伸而暴屈也 膂脊暴伸而暴屈則 腎精傷也 屢得樂而屢失樂則 肩臂暴揚而暴抑也 肩臂暴揚而暴抑則 肺元傷也 — 『사상의학초본권』 第三統
직역: “자주 성내고 자주 가라앉히면 양 옆구리가 갑자기 성하고 갑자기 쇠하니, 간혈(肝血)이 상한다. 갑자기 기뻐하고 갑자기 거두면 가슴이 갑자기 넓어지고 갑자기 좁아지니, 비기(脾氣)가 상한다. 갑자기 슬퍼하고 갑자기 그치면 등뼈가 갑자기 펴지고 갑자기 굽으니, 신정(腎精)이 상한다. 자주 기쁨을 얻고 자주 기쁨을 잃으면 어깨와 팔이 갑자기 들리고 갑자기 억눌리니, 폐원(肺元)이 상한다.”
주해: 핵심은 ‘폭(暴)’ — 갑작스러움이다. 감정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급격한 등락이 문제다. 관계에서 비박탐나의 횡포·굴종에 반응하는 패턴 — 자주 성내고 자주 가라앉히는 것 — 이 간혈을 상하게 한다.
| 감정 | 폭상 방식 | 손상 부위 |
|---|---|---|
| 怒(분노) | 자주 일어나고 자주 가라앉힘 | 肝血 손상 |
| 喜(기쁨) | 갑자기 일어나고 갑자기 거둠 | 脾氣 손상 |
| 哀(슬픔) | 갑자기 일어나고 갑자기 그침 | 腎精 손상 |
| 樂(즐거움) | 자주 얻고 자주 잃음 | 肺元 손상 |
연결 고리 3 — 장부 손상이 放心桎梏으로 이어진다
원문:
太陰人恒有慟心 慟心寧靜則 居之安資之深而造於道也 慟心益多則 放心桎梏而物化之也 若慟心至於怕心則 大病作而怔忡也 — 『동의수세보원』 廣濟說
직역: “태음인은 항상 통심(慟心)이 있다. 통심이 편안하고 고요하면 거기 편안히 머물고 깊이 간직하여 도에 이른다. 통심이 더욱 많아지면 放心桎梏하여 물화(物化)된다. 통심이 파심(怕心)에 이르면 대병이 일어나 정충(怔忡)이 된다.”
이제마의 처방:
원문:
余足之曰 太陰人 察於外而 恒寧靜慟心 少陽人 察於內而 恒寧靜懼心 太陽人 退一步而 恒寧靜急迫之心 少陰人 進一步而 恒寧靜不安定之心 如此則 必無不壽 — 『동의수세보원』 廣濟說
직역: “내가 덧붙여 말한다. 태음인은 밖을 살피면서 항상 통심을 편안히 고요하게 하라. 소양인은 안을 살피면서 항상 구심을 편안히 고요하게 하라. 태양인은 한 발 물러서면서 항상 급박한 마음을 편안히 고요하게 하라. 소음인은 한 발 나아가면서 항상 불안정한 마음을 편안히 고요하게 하라. 이와 같이 하면 반드시 장수하지 않음이 없다.”
格致藁의 知人(비박탐나를 알아보는 것)이 바로 이 항심을 영정(寧靜)하게 유지하는 실천 수단이다.
전체 경로 다이어그램
【格致藁 관계론】
비박탐나의 심지 탁함
(棄禮放縦 / 棄智飾私 / 棄仁極慾 / 棄義偸逸)
↓
관계 안에서 음적·우롱·횡포·굴종으로 작동
↓
상대의 喜怒哀樂을 급격하게 건드림 (폭상 유발)
─────────────────────────────────
【연결 고리 — 喜怒哀樂 暴傷】
(초본권 第三統)
頻起怒頻伏怒 → 肝血傷
乍發喜乍收喜 → 脾氣傷
忽動哀忽止哀 → 腎精傷
屢得樂屢失樂 → 肺元傷
─────────────────────────────────
【동의수세보원 병리론】
장부 손상 누적
↓
체질별 항심(恒心) 교착
太陰人: 慟心益多
少陽人: 懼心益多
太陽人: 急迫心 과도
少陰人: 不安定心 과도
↓
放心桎梏而物化之也
(방심이 차꼬·수갑에 묶여 사물에 끌려다님)
↓
怕心 / 恐心으로 악화
↓
체질별 중증
太陰人 → 怔忡(정충)
少陽人 → 大病
비박탐나 유형별 손상 경로 요약표
| 비박탐나 | 체질 | 주된 관계 패턴 | 유발 감정 폭상 | 손상 장부 | 항심 교착 | 중증 방향 |
|---|---|---|---|---|---|---|
| 鄙者 | 太陽人 탁 | 횡포(尊顯者)·굴종(卑賤者) | 怒의 빈번한 등락 | 肝血傷 | 急迫心 과도 | 해비(解㑊) |
| 薄者 | 少陽人 탁 | 친숙자 횡포·낯선자 굴종 | 哀의 급격한 등락 | 腎精傷 | 懼心 교착 | 대병 |
| 貪者 | 太陰人 탁 | 강자 굴종·약자 횡포 | 樂의 빈번한 득실 | 肺元傷 | 慟心 교착 | 정충(怔忡) |
| 懦者 | 少陰人 탁 | 낯선자 횡포·친숙자 굴종 | 喜의 급격한 등락 | 脾氣傷 | 不安定心 과도 | 태음병 계열 |
格致藁의 수양론이 도덕론이 아니라 생존론인 이유가 여기 있다. 비박탐나의 탁한 심지는 자신의 喜怒哀樂도 매번 폭상시킨다 — 充자뿐 아니라 비박탐나 자신의 장부도 망친다.
인식론적 봉쇄 — 格致藁 卷1 儒略
원문:
私心昧也 慾心闇也 放心窒也 逸心罔也 昧心昧學也 闇心闇辨也 窒心窒問也 罔心罔思也 — 『格致藁』 卷1 儒略
직역: “사심(私心)은 어둡게 하는 것이다. 욕심(慾心)은 어둡게 막는 것이다. 방심(放心)은 막아버리는 것이다. 일심(逸心)은 없애버리는 것이다. 어두운 마음은 학(學)을 어둡게 하고, 어두운 마음은 변(辨)을 어둡게 막으며, 막힌 마음은 문(問)을 막고, 없어진 마음은 사(思)를 없앤다.”
| 비박탐나 | 심성 | 봉쇄 방식 | 봉쇄 대상 | 결과 |
|---|---|---|---|---|
| 薄(棄智·飾私) | 私心 | 昧(어두움) | 學(배움) | 자신의 飾私를 못 봄 |
| 貪(棄仁·極慾) | 慾心 | 闇(어두컴컴) | 辨(분별) | 자신의 放心을 못 봄 |
| 鄙(棄禮·放縦) | 放心 | 窒(막힘) | 問(질문) | 자신의 放縦을 못 물음 |
| 懦(棄義·偸逸) | 逸心 | 罔(없애버림) | 思(생각) | 자신의 偸逸을 못 생각함 |
비박탐나는 자신의 심지 방향조차 볼 수 없는 봉쇄 구조 안에 있다. 格致藁의 知人은 이 인식론적 봉쇄를 외부에서 읽어내는 것이다.
4. 교차 읽기 (Discussion)
格致藁와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 구분 |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1936) | 格致藁 (19세기 후반) |
|---|---|---|
| 핵심 질문 | 상대를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드는가 | 심지 청탁을 알아보고 관계를 어떻게 설계하는가 |
| 접근 | 행동 테크닉 중심 | 심지론(心地論) 기반 |
| 상대 이해 | 상대의 욕구를 파악하여 활용 | 상대의 심지 방향(청탁)을 식별 |
| 목적 |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관계 | 내 심지가 탁해지지 않는 관계 설계 |
| 자기 인식 | 상대적으로 부재 | 내 심지의 청탁이 출발점 |
| 비박탐나 식별 | 없음 | 핵심 |
카네기를 잘 쓰면 비박탐나의 술책을 구사할 수 있게 되지만, 格致藁를 제대로 읽으면 비박탐나의 술책이 작동하지 않는 관계를 설계할 수 있게 된다.
格致藁와 오륜서(五輪書) — 무인이 쓴 두 실전서
| 항목 | 오륜서 | 格致藁 |
|---|---|---|
| 저자 배경 | 검객, 실전 60여 전 무패 | 무과 출신 한의사·임상가 |
| 수양의 끝 | 있다 — 공(空)의 경지 | 없다 — 屢復屢失, 매번 돌아옴 |
| 이기는 법 | 이기는 법을 말한다 |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
원문:
東武今年五十七齒 而尙未忘行詐 故彌彌自警 詐亦難矣哉 詐心便發 未及行詐而反誠則學問也 — 『格致藁』 卷2 反誠箴
57세까지 속임수를 잊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무사시의 공(空)은 도달점이 있는 적분적 완성이다. 이제마의 反誠은 도달점이 없는 미분적 완성이다. 카네기는 성공하는 법을, 무사시는 이기는 법을 썼다. 이제마는 매번 실패하면서도 매번 돌아오는 법을 썼다.
서양 트라우마론과의 근본적 차이
서양 트라우마 담론은 윤리적 비대칭성을 임상 언어로 치환하는 경향이 있다. 피해자의 분노를 병리화하고 가해자도 피해자라는 프레임으로 윤리적 판단을 희석한다.
이제마 체계에는 이 위험이 원천적으로 없다.
禍福無不自己求之者而壽夭無不自己求之 — 『동의수세보원』 廣濟說
비박탐나의 심지는 각자가 선택해온 방향이다. 충신염해인 자에게 “비박탐나를 이해하라"는 요구가 구조적으로 끼어들 수 없다. 동시에 비박탐나에게도 희성(希聖)의 가능성이 닫혀 있지 않다. “네가 선택한 것이다"로 시작해서 “그러므로 바꿀 수 있다"로 끝난다.
5. 아직 모르는 것 (Limitations & Future)
본 논문은 格致藁 卷3 獨行篇의 비박탐나·충신염해 대칭 구조를 원전 중심으로 분석한 제1편이다.
둘째 편: 格致藁 卷2 팔괘잠(八卦箴)의 관계역동론 — 장(場)이 역할을 배정한다, 存心과 守身의 비대칭 구조
셋째 편: 충신염해가 格致藁 卷3에서 직접 묘사되지 않고 비박탐나의 분노를 통해 간접적으로 현현하는 서술 전략의 의미
참고문헌
Source 1 [KM] Source: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사단론·확충론·광제설 Author/Era: 이제마(李濟馬), 1894 초간, 1901 신축판 Key point: 비박탐나 정의(사단론), 희성지도(사단론), 충신염해→비박탐나 전환 경로(확충론), 체질별 방심·신체병리 경로(광제설)
Source 2 [KM] Source: 『사상의학초본권(四象醫學草本卷)』 第一統·第三統 Author/Era: 이제마(李濟馬), 조선 후기 Key point: 비박탐나 체질 대응 명시, 불초인 喜怒哀樂 폭상 경로, 감정→장부 손상 메커니즘
Source 3 [KM] Source: 『格致藁(격치고)』 卷1~3 전체 Author/Era: 이제마(李濟馬), 조선 후기 Key point: 格致藁 자기 규정(卷1 서문), 인식론적 봉쇄(卷1 儒略), 반성잠·미분적 완성(卷2), 비박탐나 전체 행동양식·충신염해 대칭·대응원칙(卷3 獨行篇)
Source 4 [WP] Source: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 Author/Year: Dale Carnegie, 1936 Key point: 행동 테크닉 중심 인간관계론. 格致藁의 심지론 기반 관계론과의 비교.
Source 5 [WP] Source: 『五輪書(고린노쇼)』 Author/Year: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 1645 Key point: 무인의 실전서. 적분적 완성(공의 경지) vs 格致藁의 미분적 완성(屢復屢失) 비교.
연구 정보: DJD 한의학 리서치 시스템 | 동무저작집 RAG 전수 검색 + 사상심학 코퍼스 교차 검증 | 2026-04-03
최장혁 | 한의사 | 동제당한의원 원장 연구 방법: DJD 다중 문헌 교차 리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