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방법 — 원전 해석 중심의 서술적 검토. 정식 질 평가는 수행하지 않았다.

  • 원전: 한의학고전DB(mediclassics.kr) 『동의수세보원』 신축본. 『격치고(格致藁)』와 『동의사상초본권(東醫四象草本卷)』은 한의학고전DB에 수록되어 있지 않아, 원장 서재의 『東武著作集成』 원문 입력본에서 인용하고, 『격치고(원문)』 입력본과 이경성 입력본(1999, 1940년 판본 참고)의 스캔본을 글자 단위로 대조했다. 번역은 필자 번역으로 표시했다.
  • 사상심학 문헌: 강용혁 『四象心學』(2010), 태율(김도순) 강의 기록.
  • 선행 논고: 소원재에 발행된 비박탐나·격치고·심지청탁 관련 저자 논고 9편을 내려받아 대조했다.
  • 비교 문헌: PubMed 메타분석(검색일 2026-09-27).
  • 서술 구분: 원문이 말한 것과 본고가 임상으로 옮겨 제안한 것을 문단마다 구분해 적는다.

1. 핵심 요약

비박탐나(鄙薄貪懦)는 저자의 선행 논고들에서 자기 인식이 봉쇄된 인격병리로 기술되었다. 그중 DSM-5와의 비교 논고는 이 층위의 해결 경로를 "이제마 미논의"로 비워 두었고, 局·面·局回 연작은 굳은 局을 흐르게 하는 일이 "그 局 자신의 안쪽"에 달려 있다고 선을 그었다. 본고는 그 빈자리를 원전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살핀다.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은, 원전에 '비박탐나를 치료한다'고 명시한 문장은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원전에는 개입을 구상할 재료가 흩어져 있다. 가장 못난 사람에게도 남는 체질별 앎([3-11]), 비박탐나 본인에게 향하는 네 갈래의 교정 방향(독행편의 謹·退·緩·實), 약과 수양을 병행하는 시간 단계와 재발 시의 재산정([11-3]·[13-25]), 회복 가능성에 관한 초본권의 예후 기술(後悔와 치료의 우선순위), 그리고 남의 악을 몰아붙이지 말라는 경계("惡惡不可迫")다. 본고는 이 재료로 개입 가설을 구성하는 다섯 항목(진입·표적·방향·관계·시간)을 제시한다. 다섯 항목의 순서와 이행 조건은 정하지 않았으며, 4편에서 설계한다. 본고의 중심 발견은, 원전이 비박탐나를 주변인의 경계 대상으로만 기술하지 않고 본인에게 향하는 교정 방향도 제시했다는 점이다.


2. 질문의 맥락

선행 논고 아홉 편은 비박탐나를 여러 방향에서 기술했다. 정의와 DSM-5 성격장애와의 구조적 유비, 局(굳은 자리)·面(접촉면)·局回(되돌아옴)·暴傷(폭상)으로 이어지는 네 편의 연작, 심지청탁과 융의 개성화 비교가 그것이다. 그 과정에서 주변인이 취할 태도(거리를 두되 거부하지 않기), 보복 대신 反誠, 恒寧靜이 곧 약이라는 결론까지는 이미 제시되었다. 비어 있는 것은 비박탐나 본인을 향한 개입이다.

여기서 선행 논고 하나를 바로잡는다. DSM-5 비교 논고는 비박탐나를 "각 체질의 우세기능을 잃어버린 상태"로 풀었다. 원전의 정의는 이렇다.

人趍心慾, 有四不同, 棄禮而放縱者, 名曰鄙人. 棄義而偸逸者, 名曰懦人. 棄智而飾私者, 名曰薄人. 棄仁而極慾者, 名曰貪人.

(사람이 욕심을 따르는데 네 가지 같지 않은 것이 있으니, 예를 버리고 방종하는 사람을 비인이라 하고, 의를 버리고 안일한 것만 꾀하는 사람을 나인이라 하며, 지를 버리고 사사로운 일을 꾸미는 사람을 박인이라 하고, 인을 버리고 극도로 욕심만 좇는 사람을 탐인이라 한다.)

—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사단론 [2-2] (mediclassics.kr/books/182/volume/1#content_42)

『四象心學』은 이 조문을, 태양인이 타고난 인(仁)을 버려서가 아니라 "가장 열등한 예를 저버려" 비인이 된다고 해설한다. 局 연작 제1부도 버린 덕을 "각 체질이 본래 취약하게 타고나 마땅히 닦아야 할 德"으로 읽었다. 본고는 이 해석을 따른다. 잃어버린 강점을 되찾는 것이 아니라 본래 약한 쪽을 닦는 일이 과제가 된다는 점에서, 이 차이는 개입 설계에 직접 영향을 준다.


3. 문헌이 말하는 것

1. 진입: 남아 있는 앎, 그리고 괴로움의 기술

원전은 체질마다 지극히 어리석고 못난 상태에서도 남아 있는 앎을 적었다.

太陽人, 雖至愚, 其性, 便便然猶延納也, 雖至不肖, 人之善惡, 亦知之也. 少陽人, … 雖至不肖, 人之知愚, 亦知之也. 太陰人, … 雖至不肖, 人之勤惰, 亦知之也. 少陰人, … 雖至不肖, 人之能否, 亦知之也.

(태양인은 비록 지극히 못났더라도 사람들의 선악을 분별할 줄 안다. 소양인은 사람들의 지우를, 태음인은 사람들의 근타를, 소음인은 사람들의 능부를 또한 가려낼 줄 안다.)

— 『동의수세보원』 확충론 [3-11] (mediclassics.kr/books/182/volume/1#content_78)

원문이 말하는 것은, 가장 못난 상태에서도 타인을 가려보는 체질별 감각이 남는다는 점이다. 본고의 제안은 이것을 면담의 입구로 쓰는 것이다. 자기 이야기를 꺼리는 환자도 주변 사람에 대한 판단은 말하므로, 그 대화에서 출발할 수 있다. 태율도 강의에서 이 조문을 풀어, 태양인은 사람이 착한지 나쁜지를, 소양인은 똑똑한지를, 태음인은 성실한지를, 소음인은 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본다며 "각자 사람을 보는 눈이 이렇게 다르니까 서로 부딪혔을 때 인간이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태율 강의집 p.210 (OCR 판독 불가 쪽을 같은 강의의 디지털 원고 「심학공부 (녹취)」로 대조·복원) [녹취]). 다만 환자가 타인을 어떤 축으로 평가하는지를 체질 판별의 근거로 삼는 것은 이 조문에서도, 이 강의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대화의 입구라는 가설과 체질 판정의 근거는 구분해 둔다.

『격치고』 권1에는 네 인물 유형의 마음 상태를 기술한 대목이 있다.

薄夫之心常憂患也 … 頑夫之心常恐懼也 … 懦夫之心常忿懥也 … 鄙夫之心常好樂也

(박한 사람의 마음은 늘 근심하고, 완고한 사람의 마음은 늘 두려워하며, 나약한 사람의 마음은 늘 성을 품고, 비루한 사람의 마음은 늘 좋아하고 즐기는 데 있다. — 필자 번역)

— 『격치고』 권1 「유략(儒略)」 (『東武著作集成』 입력본, 『격치고(원문)』 입력본·이경성 입력본(1999) 대조; 한의학고전DB 미수록)

이 네 유형은 사단론의 비·박·탐·나와 명칭이 다르다. 같은 「유략」 대목의 뒷문장은 네 마음 상태를 각각 덕의 결핍에 연결한다. 그 문장은 이렇다: "不智則無助而憂患, 不仁則不立而恐懼, 無禮則格戾而忿懥, 無義則偸惰而好樂". 그 뜻은 不智하면 憂患하고, 不仁하면 恐懼하며, 無禮하면 忿懥하고, 無義하면 好樂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를 사단론의 정의와 나란히 놓으면 대응은 일부만 맞는다. 薄夫(不智)는 薄人(棄智)과, 頑夫(不仁)는 貪人(棄仁)과 결핍된 덕이 같다. 그러나 懦夫는 無禮에, 鄙夫는 無義에 연결되어, 사단론의 懦人(棄義)·鄙人(棄禮)과는 엇갈린다. 판본 차이도 있다. 김만산 강해본(1997)은 이 대목의 鄙夫와 懦夫를 서로 바꿔 적어(格戾者不入 鄙夫之心常忿懥, 偸惰者不行 懦夫之心常好樂) 네 쌍이 모두 사단론과 맞게 읽힌다. 본고가 대조한 입력본 셋(『東武著作集成』·『격치고(원문)』·이경성 입력본)은 모두 懦夫-忿懥, 鄙夫-好樂로 일치하므로 이를 따르고, 김만산본의 읽기는 판본 차이로 남겨 둔다. 따라서 본고는 이 대목을 비박탐나의 기술로 읽지 않고, 『격치고』 권1이 기술한 관련 인물 유형으로 한정한다. 이 대목에서 확인되는 것은, 덕이 결핍된 유형의 마음이 적어도 셋(憂患·恐懼·忿懥)은 본인에게도 편치 않은 상태로 기술된다는 점이다. 진료실에 오는 이유가 대개 이런 괴로움이나 그것이 몸으로 드러난 증상이라는 점에서, 본고는 이를 치료 동기의 입구로 삼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2. 방향: 독행편이 비박탐나 본인에게 한 말

독행편에는 비박탐나를 기술하는 문장들 사이에, 본인에게 향하는 교정 방향이 한 문단 들어 있다.

鄙者之心宜謹而不宜慢也, 謹則資身之策專也, 慢則招奸之術毒也. 薄者之膽宜退而不宜進也, 退則愛物之誼嘉也, 進則誣賢之量敢也. 貪者之志宜緩而不宜急也, 緩則反本之悔得也, 急則虐民之計險也. 懦者之意宜實而不宜凌也, 實則修身之誠到也, 凌則自尊之癡成也.

(비루한 이의 마음은 삼가야지 거만해서는 안 되니, 삼가면 몸을 돕는 계책이 한결같아지고 거만하면 간사함을 부르는 술수가 독해진다. 박한 이의 담력은 물러서야지 나아가서는 안 되니, 물러서면 사물을 아끼는 도리가 아름다워지고 나아가면 어진 이를 모함하는 배포가 대담해진다. 탐하는 이의 뜻은 느긋해야지 급해서는 안 되니, 느긋하면 근본으로 돌아가는 뉘우침을 얻고 급하면 남을 해치는 계략이 험해진다. 나약한 이의 뜻은 착실해야지 업신여겨서는 안 되니, 착실하면 몸을 닦는 정성에 이르고 업신여기면 스스로 높이는 어리석음이 이루어진다. — 필자 번역)

— 『격치고』 권3 독행편(獨行篇, 壬午年) (『東武著作集成』 입력본, 『격치고(원문)』 입력본·이경성 입력본(1999) 대조; 한의학고전DB 미수록)

네 방향은 서로 다르며, 하나로 묶지 않고 구별해 보존한다.

명칭원문의 방향그 반대(원문)원문이 말하는 결과
鄙者의 心謹 — 삼가고 신중하게 처신한다慢 — 거만함몸을 돕는 계책이 한결같아진다
薄者의 膽退 — 앞서 나서거나 밀어붙이는 데서 물러난다進 — 나아감사물을 아끼는 도리가 아름다워진다
貪者의 志緩 — 조급함을 늦춘다急 — 급함근본으로 돌아가는 뉘우침을 얻는다
懦者의 意實 — 착실하게 실천하고 내실을 갖춘다凌 — 업신여김몸을 닦는 정성에 이른다

네 방향이 겨냥하는 자리도 心·膽·志·意로 서로 다르다. 특히 實은 무언가를 늦추거나 줄이는 방향이 아니라, 착실히 해내는 쪽으로 채우는 방향이다. 탐자에게 느긋함이 "근본으로 돌아가는 뉘우침(反本之悔)"을 얻게 한다는 구절은 5항의 초본권 기술과 이어진다. 이 문단은 선행 논고 아홉 편 어디에도 인용되지 않았다. 방향을 마음의 교정이 아니라 행동 과제로 옮기려는 본고의 제안과 관련해, 태율은 강의에서 성현·군자·소인배와 비박탐나의 차이가 "마음이 아니고 몸에서", 곧 '행(行)'에서 난다고 했고, 사심·태행 자체는 "내 몸 하나를 따지면" 옳을 수 있는 강한 본능적 욕구라서 독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태율 강의집 pp.214–215 (OCR 판독 불가 쪽을 같은 강의의 디지털 원고 「심학공부 (녹취)」로 대조·복원) [녹취]). 독행편의 비·박·탐·나를 태양·소양·태음·소음인에 붙이는 배속은 『동의사상초본권』의 것이며, 두 문헌의 배속이 어긋난다는 선행 연구의 지적이 있으므로 본고는 체질명이 아니라 명칭 단위로 방향을 적는다.

3. 표적과 관계: 하나만, 억지로 만들지 말고, 옮기지 말 것

어디부터 손댈 것인가에 대해 반성잠은 "가장 심하게 달라붙은 것(膠着之甚者) 하나를 이기면 나머지 얕은 욕심은 이기지 않아도 저절로 이긴다"고 했다. 이 원리는 선행 논고 「반성과 미분적 완성」에서 다루었으므로, 본고는 첫 표적을 하나로 좁힌다는 제안으로만 옮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동의수세보원』에 명시되어 있다.

太陽少陽人, 但恒戒哀怒之過度, 而不可强做喜樂, 虛動不及也. 若强做喜樂, 而煩數之, 則喜樂, 不出於眞情, 而哀怒益偏也.

(태양인과 소양인은 다만 항상 슬픔과 성냄이 과도한 것을 경계해야지, 억지로 기쁨과 즐거움을 헛되게 동해서는 안 된다. 만일 억지로 기뻐하고 즐거워한다면 기쁨과 즐거움이 진정에서 나오지 못하고 도리어 슬픔과 성냄이 더욱 치우칠 것이다.)

— 『동의수세보원』 사단론 [2-25] (mediclassics.kr/books/182/volume/1#content_65)

반대 감정을 억지로 연습시키는 개입은 원전이 경계한 방식이다. 관계에 대한 원칙도 있다.

太陽之交遇, 可以怒治之, 而黨與, 不可以怒治之也, 若遷怒於黨與, 則無益於黨與, 而肝傷也. … 太陰之居處, 可以樂治之, 而事務, 不可以樂治之也, 若遷樂於事務, 則無益於事務, 而肺傷也.

(태양인의 교우는 노로 다스릴 수 있지만 당여를 노로 다스려서는 안 된다. 만일 노를 당여에 옮기면 당여에 보탬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간을 상하게 된다. … 태음인의 거처는 낙으로 다스릴 수 있지만 사무를 낙으로 다스려서는 안 된다.)

— 『동의수세보원』 확충론 [3-6] (mediclassics.kr/books/182/volume/1#content_73)

감정에는 제자리가 있고, 그것을 다른 관계 영역으로 옮기면 관계에도 몸에도 이득이 없다는 원칙이다. 본고는 면담에서 환자가 어떤 관계에서 생긴 감정을 어느 관계에 쏟고 있는지를 살피는 일로 옮길 것을 제안한다. 2편에서 본 광제설의 생애 단계별 조력자([16-4])는 누구를 치료 환경으로 들일지의 좌표가 된다. 관계는 특정 시점에만 다루는 항목이 아니라 첫 면담부터 계속 살필 요소다.

4. 시간: 원전의 단계표와 재발 시의 재산정

원전은 비박탐나라는 이름이 아니라 폭상에서 비롯한 병증 단위로, 약과 수양을 함께 쓰는 시간 단계를 제시한다.

少陽人, 吐血者, 必蕩滌剛愎偏急, 與人並駈爭塗之. 淡食服藥, 修養如釋道, 一百日, 則可以少愈. 二百日, 則可以大愈. 一周年, 則可以快愈. 三周年, 則可保其壽. 凡吐血, 調養失道, 則必再發, 再發, 則前功, 皆歸於虛地, 若再發者, 則又自發日, 計數, 一百日, 少愈, 一周年, 快愈.

(소양인이 토혈하는 경우는 반드시 강퍅하고 편벽되고 급한 성질과 남과 나란히 달려 경쟁하는 것을 씻어버려야 하고, 담백하게 먹으며 약을 복용하되 수양하기를 불교도처럼 하면 100일이면 조금 나을 것이고 200일이면 많이 나을 것이고 1년이면 완전히 나을 것이고 3년이면 그 수명을 보존할 수 있다. 무릇 토혈은 조리와 섭양을 옳게 못하면 반드시 재발하고, 재발하면 앞서의 공이 모두 허사로 돌아간다. 재발하면 다시 재발한 날로부터 계산하여 100일이면 조금 나을 것이고 1년이면 완전히 나을 것이다.)

— 『동의수세보원』 소양인 [11-3] (mediclassics.kr/books/182/volume/3#content_81)

凡無論某病人, 恭敬其心, 蕩滌慾火, 安靜善心, 一百日, 則其病無不愈, 二百日, 則其人無不完.

(무릇 어떤 병이든 그 마음을 공경하고 욕화를 씻어내고 선한 마음을 안정시키면, 100일이면 병이 낫지 않음이 없고 200일이면 그 사람이 온전해지지 않음이 없다. — 필자 번역)

— 『동의수세보원』 태음인 [13-25] (mediclassics.kr/books/182/volume/4#content_42)

원문이 말하는 것은 세 가지다. 치유는 단계로 오고, [13-25]는 병이 낫는 것(100일)과 사람이 온전해지는 것(200일)을 구분하며, [11-3]은 토혈이 재발하면 재발한 날부터 날짜를 다시 센다. 『동의사상초본권』도 젊어서 고질병으로 명맥이 위태롭던 이가 "어느 날 문득 공경하여 허물을 고치고 선을 택하여(忽一日嬰然恭敬改過選善)" 약과 조양을 이어가도 "천신만고로 병의 변화를 겪어(千辛萬苦經歷病變)" 중년에 이르러서야 명맥이 조금 회복된다고 적는다(필자 번역; 『동의사상초본권』 제2권 제3통, 김구익 수초전본 1985 입력본).

이 날짜와 재산정은 토혈·조열 같은 병증의 치법에 붙은 것이다. 인격 수준의 변화에 그대로 옮길 근거는 없으며, 특히 재발했을 때 이전의 변화까지 없던 것으로 돌려야 한다는 근거는 아니다. 본고의 제안은 원전의 구조 가운데 두 가지만 가져오는 것이다. 목표를 증상의 호전과 사람의 변화로 나누어 잡는 것, 그리고 재발 시 상태와 계획을 다시 평가하는 것이다.

5. 예후에 관한 원전 기술과 그 임상적 번역의 문제

『동의사상초본권』은 오랜 병에서 회복 가능성을 가르는 조건을 이렇게 적는다.

凡病人在痼病久病, 後悔多, 善心發, 以療病爲第一事件, 其他千萬事爲第二事件, 如此者, 命脉雖甚弱, 庶有回生應之也. 病人在痼病久病, 欲心多, 後悔少, 喜人承奉, 以療爲第二事件, 以許多豪侈外欲爲第一件事, 如此者, 命脉雖不堪弱, 無回生之望也.

(무릇 고질이나 오랜 병을 앓는 이가 뉘우침이 많고 선한 마음이 일어나 병 고치는 일을 첫째 일로 삼고 다른 온갖 일을 둘째로 삼으면, 명맥이 비록 매우 약해도 거의 회생의 응함이 있다. 오랜 병을 앓는 이가 욕심이 많고 뉘우침이 적으며 남이 받들어 주기를 좋아하여, 치료를 둘째 일로 삼고 온갖 호사스러운 바깥 욕심을 첫째 일로 삼으면, 명맥이 그리 약하지 않더라도 회생의 희망이 없다. — 필자 번역)

— 『동의사상초본권』 제2권 제6통 (김구익 수초전본, 연변 민족의학연구소 1985 입력본, 『東武著作集成』 입력본 대조; 한의학고전DB 미수록)

원문은 뉘우침(後悔)과 치료의 우선순위를 회복 가능성과 연결한다. 그러나 이것을 임상 지표로 옮기는 데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뉘우침이 많은가"는 자기 행동을 돌아보는 일과 반복적인 자책을 구별하지 못한다. 우울 상태의 과도한 자책을 좋은 예후의 신호로 읽는 오류가 생길 수 있다. 둘째, 치료가 삶의 우선순위에서 몇 번째인지는 생계·돌봄·비용 같은 조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따라서 본고는 원문의 지표를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 대신 새로 제안하는 관찰 항목으로 두 가지를 둔다. 환자가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가, 그리고 면담에서 합의한 변화를 실제로 시도하는가다. 이것은 원전의 지표가 아니라 본고의 제안이며, 4편에서 기록 방식과 함께 검토한다. 원문의 이 문장은 예후에 대한 기술이지 치료를 거절하라는 지시도 아니다.

6. 경계: 남의 악을 들춰내는 일의 위험

독행편은 스스로 비박탐나의 행태를 자세히 기술한 뒤, 그 작업의 위험을 문답으로 적었다.

원문에 명시된 경계. 어떤 이가 "사람의 본성은 모두 선한데 그대가 남의 악을 들춰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묻자, 백산처사(이제마)는 "자기의 악을 익숙히 다스린 자라야 남의 악을 밝게 안다(熟攻己惡者熟明人之惡也)"고 답하고, 남의 악을 들춰낸 목적은 뒷사람이 깊은 물과 뜨거운 불을 알아 가볍게 들어서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어진 이를 좋아함은 날카로워서는 안 되고, 악을 미워함은 핍박해서는 안 된다(好賢不可銳也, 惡惡不可迫也)"고 적었다(필자 번역; 『격치고』 권3 독행편 말미 문답, 『東武著作集成』 입력본, 『격치고(원문)』 입력본·이경성 입력본(1999) 대조; 한의학고전DB 미수록). 원문이 명시한 것은 이 두 가지, 곧 남을 보는 힘이 자기를 다스린 만큼이라는 것과 몰아붙이지 말라는 것이다.

본고가 도출한 적용 원칙. 여기서 본고는 두 가지 원칙을 이끌어 낸다. 첫째, 비박탐나라는 명칭을 환자를 규정하는 진단명으로 쓰지 않는다. 둘째, 명칭을 환자에게 숨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름을 쓰지 않아도 그 판단은 치료자의 태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록에는 명칭 대신 관찰한 행동, 그 행동이 나온 상황, 치료자 해석의 불확실성을 남긴다. 이 원칙들은 원전이 직접 명시한 것이 아니라, 위의 경계와 현대 임상의 원칙을 함께 고려한 본고의 제안이다. DSM-5 비교 논고가 "'저 환자는 탐인이다'는 판단이 치료자의 역전이를 정당화하는 데 남용될 수 있다"고 스스로 경고한 것도 같은 방향이다.

7. 현대 비교: 경계성 성격장애의 정신치료 근거

비박탐나는 DSM-5 성격장애와 구조적 유비가 제시된 개념일 뿐 같은 진단이 아니다. 인격 수준의 문제에 정신치료가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가장 많이 축적된 경계성 성격장애의 결과를 참고로만 볼 수 있다. 무작위 대조시험 33편(2,256명)을 모은 메타분석에서 정신치료는 대조 개입보다 효과적이었고(단독 설계 Hedges' g 0.32, 95% CI 0.14–0.51; 추가 설계 g 0.40, 0.15–0.65), 개별 치료 가운데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우수했던 것은 변증법적 행동치료(g 0.34)와 정신역동적 접근(g 0.41)이었다. 저자들은 이 효과가 비뚤림 위험과 출판 비뚤림으로 부풀려졌을 수 있고 추적 시점에서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43편(3,273명)의 네트워크 메타분석도 어느 한 치료가 가장 낫다고 확정할 수 없다고 보고했다. 이 수치는 대조군과의 평균 차이이며, 개인이 얼마나 빨리 또는 얼마나 크게 변하는지를 뜻하지 않는다. 두 연구 모두 경계성 성격장애에 관한 것이므로 인격병리 전체로 넓힐 수 없다. 이 범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경계성 성격장애에서 정신치료의 효과가 보고되지만 치료 간 우열과 장기 효과에는 불확실성이 남는다는 것이다.


4. 교차 읽기

원전의 재료로 구성한 개입 가설의 다섯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항목은 검토할 요소이며, 순서나 단계를 뜻하지 않는다.

항목원문에 있는 것본고가 제안하는 것원문의 성격
진입가장 못나도 남는 체질별 앎 [3-11] / 『격치고』 권1 관련 인물 유형의 괴로운 마음타인에 대한 판단과 본인의 괴로움을 대화의 입구로 쓴다(체질 판정 근거로는 쓰지 않는다)체질 일반의 기술 / 명칭이 다른 인물 유형
표적膠着之甚者 하나를 이기면 나머지는 저절로 이긴다(반성잠) / 억지 감정 금지 [2-25]첫 표적을 하나로 좁힌다수양론 일반
방향鄙=謹, 薄=退, 貪=緩, 懦=實 (독행편)네 방향을 구별해 행동 과제로 옮기는 방법을 4편에서 검토비박탐나 명칭으로 직접 제시
관계감정을 다른 관계 영역에 옮기지 말 것 [3-6] / 생애 단계별 조력자 [16-4]첫 면담부터 관계 지도를 그리고 조력자를 들인다체질 일반의 원칙
시간단계 치유, 병과 사람의 구분 [13-25], 재발 시 날짜 재산정 [11-3]목표를 두 층으로 나누고, 재발 시 상태와 계획을 재평가한다(성취를 초기화하지 않음)병증 치법에서 구조만 차용
경계원문에 명시된 것본고가 도출한 원칙
판단의 조건熟攻己惡者熟明人之惡也치료자의 자기 점검
태도惡惡不可迫몰아붙이지 않는다
기록—명칭 대신 행동·상황·해석의 불확실성을 기록한다
예후後悔多·以療病爲第一事件(초본권)원문 지표를 그대로 쓰지 않고, 행동 검토와 합의한 변화 시도를 관찰 항목으로 제안

표에서 보듯 비박탐나 명칭으로 직접 뒷받침되는 것은 방향 항목과 독행편 문답의 경계뿐이다. 나머지는 체질 일반 또는 병증 치법의 원문을 본고가 이 층위로 옮겨 온 것이다.

원전 안에는 긴장도 있다. 독행편은 주변 사람에게 이런 이들을 "믿을 것도, 책려할 것도, 아까워할 것도 없다"며 기미를 보고 피하라고 권하면서, 동시에 가혹하게 다루는 것은 금한다. 초본권은 병자에게 허물을 고치고 선을 택하는 회생의 경로를 연다. 본고는 이 둘을 대상의 차이로 읽는다. 독행편의 권고는 관계 안에서 피해를 입는 주변인의 자기 보호이고, 초본권의 경로는 스스로 병을 고치러 온 사람의 회복이다. 치료자는 후자의 자리에 선다. 태율의 강의 기록에는 이런 환자를 치료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동무의 말로 전하는 대목이 있으나, 본고의 원문 검색에서는 대응하는 원전 문장을 찾지 못했다.


5. 아직 모르는 것

비박탐나 상태의 환자를 면담으로 다룬 증례는 본고가 검토한 사상심학 문헌에 없다. 수록된 증례는 사심이나 콤플렉스가 증상으로 드러난 사례이며, 비박탐나 판정 사례가 아니다. 따라서 다섯 항목은 원전의 재료로 구성한 가설이며, 임상에서 시험된 절차가 아니다.

인용의 한계도 있다. 『격치고』와 『동의사상초본권』은 한의학고전DB에 수록되어 있지 않아 원장 서재의 입력본끼리 대조해 인용했다. 번역은 필자의 것이며 판본 대조가 필요하다. 독행편의 명칭과 사상인 배속, 『격치고』 권1의 인물 유형과 사단론의 정의가 문헌마다 어긋나는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4편으로 넘길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다섯 항목을 어떤 순서로 다루고, 다음 항목으로 넘어가는 조건을 무엇으로 정할 것인가.
  2. 謹·退·緩·實의 네 방향을 서로 구별되는 구체적 행동 과제로 옮길 수 있는가.
  3. 행동 검토와 합의한 변화 시도를, 자책이나 생활 조건과 구별해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4. "증상의 호전"과 "사람의 변화"를 서로 다른 지표(증상 척도와 기능·관계 지표)로 나누어 잴 수 있는가.
  5. 인격 수준의 문제가 의심되는 환자에서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의뢰하는 기준을 어떻게 둘 것인가.

6. 원전 인용 카드

카드의 「원문 확인」은 본고가 실제로 대조한 범위다. 정식 질 평가를 하지 않았으므로 근거 확실성 등급은 매기지 않았다.

Source 1 [KM]

  • Source: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신축본 사단론 [2-2]·[2-25], 확충론 [3-6]·[3-11], 소양인 [11-3], 태음인 [13-25]
  • Author/Era: 이제마, 조선 (1901 신축본)
  • MEDICLASSICS: mediclassics.kr/books/182/volume/1#content_42 · #content_65 · #content_73 · #content_78 · volume/3#content_81 · volume/4#content_42
  • 원문 확인: 원문 직접 대조 | 연구 유형: 원전
  • Key point: 비박탐나 정의, 억지 감정 금지, 감정의 관계 영역 이동 금지, 남는 체질별 앎, 약과 수양의 시간 단계.

Source 2 [KM]

  • Source: 『격치고(格致藁)』 권1 「유략」(네 인물 유형과 덕의 결핍), 권3 독행편(비박탐나 교정 방향, 말미 문답)
  • Author/Era: 이제마, 조선 / 판본: 『東武著作集成』 원문 입력본(정본으로 인용), 『격치고(원문)』 입력본, 이경성 입력본(1999, 1940년 판본 참고), 김만산 강해본(1997)
  • 원문 확인: 입력본 3종 글자 단위 대조(인용 구절 전부 일치), 한의학고전DB 미수록, 필자 번역 | 연구 유형: 원전
  • Key point: 謹·退·緩·實의 네 방향, 薄·頑·懦·鄙夫의 마음 상태(입력본 기준 사단론 정의와 일부만 대응, 김만산본은 전부 대응), 熟攻己惡·惡惡不可迫.

Source 3 [KM]

  • Source: 『동의사상초본권(東醫四象草本卷)』 제2권 제3통·제6통
  • Author/Era: 이제마, 조선 / 판본: 김구익 수초전본(연변 민족의학연구소, 1985) 입력본
  • 원문 확인: 스캔본(OCR)과 『東武著作集成』 입력본 대조(인용 구절 일치), 한의학고전DB 미수록, 필자 번역 | 연구 유형: 원전
  • Key point: 改過選善 → 病變 → 회복, 예후 기술(後悔·치료의 우선순위).

Source 4 [KM]

  • Source: 『四象心學』
  • Author/Year: 강용혁, 대성의학사, 2010
  • 원문 확인: 전문(원장 서재 코퍼스), 인용 대조 | 연구 유형: 학파 해설서
  • Key point: 비박탐나 = 본래 열등한 덕을 버린 상태, 유형별 매뉴얼화 경계.

Source 4-1 [KM]

  • Source: 태율(김도순) 강의 녹취 「확충론 심화」(심학 공부 녹취)
  • 인용 위치: 「태율(김도순) 사상심학 강의」 편집본 p.210, pp.214–215
  • 원문 확인: 스캔 OCR 판독 불가 쪽 → 원장 서재의 같은 강의 디지털 원고 「심학공부 (녹취)」와 대조 | 연구 유형: 녹취 기록
  • Key point: 체질별로 사람을 보는 눈의 차이([3-11] 풀이), 인격 수준의 차이는 '행'에서 난다는 설명.

Source 5 [WM]

  • Source: Efficacy of Psychotherapies for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 Author/Year: Cristea IA 외, 2017, 『JAMA Psychiatry』 (PMID 28249086)
  • 원문 확인: 초록 | 연구 유형: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 Key point: 33 RCT 2,256명, 대조군 대비 g 0.32(단독)·0.40(추가), DBT·정신역동만 유의, 비뚤림·추적 시 불안정.

Source 6 [WM]

  • Source: Which psychotherapy is most effective and acceptable in the treatment of adults with a (sub)clinical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 Author/Year: Setkowski K 외, 2023, 『Psychol Med』 (PMID 37203447)
  • 원문 확인: 초록 | 연구 유형: 네트워크 메타분석
  • Key point: 43 RCT 3,273명, 단일 최선 치료 확정 불가, DBT 근거가 가장 견고.

Source 7 [저자 선행 논고]

  • Source: 비박탐나(鄙薄貪懦)의 현대적 재해석 — 사상심학 인격병리론과 DSM-5 성격장애의 구조적 유비 분석
  • Author/Year: 최장혁, 2026, 소원재 (sowonjae.dongjedang.com/post/2026-03-31-bibaktamna-dsm5-reinterpretation-v5/)
  • 연구 유형: 이론적 비교 연구
  • Key point: 해결 경로 "이제마 미논의", 역전이 남용 경고. 본고에서 '우세기능' 해석을 정정.

Source 8 [저자 선행 논고]

  • Source: 비박탐나는 누구의 것인가 — 굳은 국(局)과 심지의 봉쇄 / 비박탐나는 누구를 치는가 — 굳은 국의 접촉면과 호위
  • Author/Year: 최장혁, 2026, 소원재 (…/post/2026-06-25-bibaktamna-1-guk/ · …/post/2026-06-26-bibaktamna-2-myeon/)
  • 연구 유형: 원전 해석 연구
  • Key point: 본래 취약한 덕의 포기, "굳은 局을 흐르게 하는 일은 그 局 자신의 안쪽의 몫".

Source 9 [저자 선행 논고]

  • Source: 비박탐나는 어디로 닫히는가 — 폭상(暴傷)과 심지의 청탁 / 반성(反誠)과 미분적 완성
  • Author/Year: 최장혁, 2026, 소원재 (…/post/2026-06-30-bibaktamna-4-poksang/ · …/post/2026-06-23-banseong-differential-completion/)
  • 연구 유형: 원전 해석 연구
  • Key point: 恒寧靜이 약, 反誠은 끝없는 되돌림, 가장 굳은 교착 하나를 표적으로.

최장혁 | 한의사 · 동제당한의원 원장 · 연구 방법: 원전 해석 중심의 서술적 검토(동의수세보원·격치고·초본권 원문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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